제안서 제작 업무를 하다 보면 의외의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분명히 디자인도 뛰어나고 내용도 풍부한 제안서가 탈락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성의 제안서가 계약을 따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할까요?
많은 기업이 제안서를 작성할 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안서는 회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문서가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문서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반대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사의 역사, 조직 규모, 보유 장비, 기업 비전 등을 길게 설명하지만 정작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충분히 제시하지 못합니다.
고객은 회사 소개를 보기 위해 제안서를 요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제안서를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 제작 제안서라면 디자인 역량보다 "문의 전환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마케팅 제안서라면 광고 예산보다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시설 운영 제안서라면 운영 경험보다 "어떤 방식으로 안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즉, 고객은 과정보다 결과에 관심이 있습니다.
실제 평가자들이 제안서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도 유사합니다.
첫 번째는 문제 이해도입니다.
제안서를 읽어 보면 해당 업체가 우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제안서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내용을 사용합니다.
반면 높은 평가를 받는 제안서는 고객의 환경과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실행 가능성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실제 수행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행 인력, 추진 일정, 운영 체계, 관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차별성입니다.
입찰제안서나 사업제안서 평가 과정에서는 비슷한 업체가 동시에 경쟁합니다.
이때 "왜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합니다.
특허, 기술력, 수행 실적, 전문 인력, 운영 노하우 등 경쟁사와 구분되는 요소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제안서 제작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도 있습니다.
바로 첫 페이지를 회사소개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평가자는 첫 몇 장 안에서 전체적인 방향을 판단합니다.
따라서 제안서 초반에는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와 핵심 해결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회사소개는 그 이후에 나와도 늦지 않습니다.
또한 제안서는 분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내용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00페이지의 제안서보다 30페이지의 설득력 있는 제안서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제안서의 목적은 문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좋은 제안서는 보기 좋은 자료이고, 선택받는 제안서는 행동을 이끌어 내는 자료입니다.
만약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면 회사 중심의 설명보다 고객의 문제, 해결 방안, 기대 효과가 충분히 담겨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안서의 승패는 디자인이 아니라 설득 구조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